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2024. 3. 29. 20:59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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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타워즈’의 요다는 이렇게 말했다. “두려움은 분노를, 분노는 증오를, 그리고 증오는 고통을 낳는 법이야” 이는 훗날 무시무시한 악당인 ‘다스베이더’의 출현을 암시한다. 다스베이더도 어릴 때는 다정하고 따뜻한 아이였다. 하지만 가족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적에 대한 증오가 그를 강력한 힘에 집착하게 했다. 그는 결국 어둠의 힘에 매료되었고 그 힘에 종속되어 사악한 파괴자가 된다. 이는 두려움이 고통의 근원이자 악의 근원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를 해소하거나 그것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같다. 당신은 무엇이 가장 두려운가?

아마도 당신의 두려움은 다음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무능하고, 게으르고, 멍청하고, 예의 없고, 못생기고, 나약하고, 뚱뚱하고, 어리석고, 가난하고,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인가? 당신의 이상이나 꿈도 두려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즉 무능한 존재가 되는 것이 두렵기 때문에 유능해지고 싶어 하는 것이다. 이러한 근원적 두려움은 유아기 때 형성된다. 인간은 취약하고 무기력한 상태에서 삶을 시작한다. 생존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물질적인 도움과 사랑이 필수적이다. 두려움에 시작은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한다는 공포에서 비롯된다. 부모에게 사랑받기 위해서 그들의 기준을 내면화한다. 그 기준은 유능한 사람, 착한 사람, 똑똑한 사람, 헌신적인 사람, 성실한 사람, 친밀한 사람 등 다양하다.

 

보통 이상은 현실과 조화되고 두려움은 다양한 노력들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 하지만 이상이 과도하게 높고 두려움이 강한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자신의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해서 자존감이 낮고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에 취약하다. 이들의 마음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선 본질적으로 이상을 낮춰야 한다. 이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다는 의미이며, 자신을 사랑하는 과정이다. 진정한 자존감은 어떠한 조건도 없이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자신의 부족한 점이나 결점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존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모래주머니를 달고 태어난 사람처럼, 자신의 모래주머니를 버리기 힘든 사람들이 있다. 이 글은 그들을 위한 것이다.

이상을 낮추기 위해, 즉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용기이다. 그것은 인정받지 않을, 사랑받지 않을 용기이다. 그것은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미움받을 수 있는 용기이다. 거미 공포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반복노출기법이 효과적이다. 거미를 반복해서 마주함으로써, 거미는 위험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당신의 두려움 또한 그렇다. 당신이 두려워하는, 가치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그 존재가 기꺼이 되어보아라. 사실 당신의 꿈과 이상은 당신이 정한 것이 아니다. 사랑받기 위해, 생존하기 위해 부모와 사회의 기준을 받아들인 것이다. 당신의 가치는 어떠한 조건이나 외적 성취로 결정되지 않는다. 가치에는 어떠한 절대적 기준도 없다. 만약 한 존재의 가치를 누군가 정할 수 있다면 그것은 본인만 할 수 있다. 더 이상 당신의 가치를 타인이 결정하게 내버려두지 마라. 더 이상 부모와 사회에게 가스라이팅 당하지 마라. 더 이상 타인에게 사랑을 구걸하지 마라.

만약 당신에게 충분한 능력이나 운이 주어진다면 그 이상을 충족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당신의 자존감은 엄격한 조건이 있기 때문에 모래성처럼 쉽게 무너진다. 따라서 만성적인 불안을 느낄 것이다. 또한 이따금씩 공허함이라는 고통이 찾아올 것이다. 당신의 이상은 진정한 자아실현이 아니라, 내면의 결핍과 두려움을 없애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내면의 빈 공간은 외적 성취로 채워지지 않는다. 어떠한 목표에 도달하더라도 당신의 이상은 점점 높아질 것이다. 각자의 현실은 저마다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어느 순간 이상은 실현 불가능한 것이 되어버린다. 결국 언젠가는 자신의 본 모습과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럴 수 없다면 괴로움과 고통은 끝나지 않는다. 만약 자신을 절대 사랑하지 않는 누군가가 압도적인 재능과 강력한 포스를 가진다면 그는 다스베이더가 될지도 모른다.

사랑받고 싶어 하는 친구여, 너는 두려움에 떨면서 날개를 피지 못하고 있구나. 부디 용기를 내어 한 발자국 내디뎌라. 너는 그곳이 낭떠러지라고 생각하겠지만 내 눈에는 그저 내리막길로 보이는구나. 당당하게 이곳으로 와라. 내려오다 보면 점차 속도가 붙을 것이고, 마침내 너는 날개를 펼칠 것이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부디 너의 날개를 믿고 허공에 몸을 맡겨라. 이제 그만 모래주머니는 던져 버려라. 그것이 너를 지켜준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몸을 무겁게 할 뿐이다. 더 이상 거기 서서 떨고만 있지 마라. 여기로 와라, 내 친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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