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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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영화 ‘스타워즈’의 요다는 이렇게 말했다. “두려움은 분노를, 분노는 증오를, 그리고 증오는 고통을 낳는 법이야” 이는 훗날 무시무시한 악당인 ‘다스베이더’의 출현을 암시한다. 다스베이더도 어릴 때는 다정하고 따뜻한 아이였다. 하지만 가족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적에 대한 증오가 그를 강력한 힘에 집착하게 했다. 그는 결국 어둠의 힘에 매료되었고 그 힘에 종속되어 사악한 파괴자가 된다. 이는 두려움이 고통의 근원이자 악의 근원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를 해소하거나 그것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같다. 당신은 무엇이 가장 두려운가? 아마도 당신의 두려움은 다음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무능하고, 게으르고, 멍청하고..
2024.03.29 -
특별한 하루
오랫동안 자다가 일어난 것처럼 정신이 맑은 날이 있다. 꼬르륵 소리는 나지만 배는 고프지 않은 날이 있다. 그런 날이면 세상이 평소와는 다르게 보인다. 그날도 나는 어김없이 도서관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유난히 태양이 밝았고, 거리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으러 가고 있었다. 그 모습이 정겨워 보였다. 그들은 이 순간만큼은 같은 세상에서 같은 목적지를 향해 걷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혼자 온 여행객처럼 골목길을 걸었다. 오토바이가 지나갈 때마다 매연 냄새가 났다. 노인들이 정자에 앉아서 장기를 두고 있었다. 한 아이는 전봇대에 매달리면서 떼를 쓰고 있었다. 그러자 아이의 엄마는 ‘서커스 구경이나 할까’라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거리는 평화로워 보였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도서관에서 창밖..
2024.03.20 -
가짜 외로움
멀리서 그녀가 보였다. 그녀와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불안감이 커졌다. 마침내 그녀가 나를 발견하고 손을 흔들자 나는 무력감을 느꼈다. 그것은 늦은 밤 라면을 끓이는 기분과 비슷하다. 라면이 다 익으면, 그것을 먹지 않을 수는 없다. 그것을 반만 먹을 수는 더욱 없다. 맛있게 먹고 그 결과를 온전히 감당하는 것, 그것만이 유일한 선택지이다. 오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내가 느낄 감정은 뻔했다. 하지만 이미 그녀를 만난 이상 그것을 감당해야만 했다. 그녀와 나는 한동안 사랑이라는 말을 서로 주고받았던 사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친구가 되었다. 우리는 어디론가 가서 커피를 주문했다. 그녀는 옛날처럼 재잘재잘 떠들어댔다. 사실 그녀의 시시콜콜한 이야기에 관심이 가진 않았다. 이상한 건 그녀가 나를 대하는 표정과 ..
2024.03.12 -
아버지의 일기장
내가 처음 그의 일기장을 발견한 것은 고3 때의 일이다. 당시엔 아버지의 젊은 시절이 신기했고 또 흥미로웠던 것 같다. 그도 나처럼 감정을 가진 평범한 인간이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약간의 측은함과 냉소도 들었던 것 같다. 일기엔 온통 최선을 다하자는 말과 시시한 다짐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후 일기장은 기억 속에서 사라졌고 긴 세월이 흐른 최근에야 우연히 발견되었다. 다시 보니 그곳에는 한 젊은이가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그는 날강도 같은 세상에게 엄포를 놓고 있었지만 실상은 무력한 절규에 가까웠다.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다. 그중에 자신의 부모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 나는 오랫동안 아버지의 정신세계를 탐구해왔지만 별다른 성과..
2024.03.08 -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
몇 번의 연애와 사회생활을 경험하면서 어쩌면 내 안에는 사랑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을 ‘대상의 존재 자체를 긍정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나는 아무도 사랑한 적이 없었다. 이러한 생각은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의 영향을 받았다. 이에 따르면 인간은 단순히 유전자를 운반하는 생존 기계일 뿐이고, 사랑이란 유전자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 프로그래밍된 것에 불과했다. 뒤이어 나는 절대 의심해선 안 되는 것까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바로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이었다. 흔히 부모의 사랑이라고 여기지는 많은 것들은 내가 보기엔 사랑이 아니었다. 즉 부모의 사랑에는 대부분 조건이 있었고 이기심이 포함되어 있었다. 다행히 이제는 부모의 사랑이 존재한다고 믿고 있다. 당시 내가 엄마를 관찰하면서..
2024.03.08 -
글을 쓰려는 마음가짐
아무도 당신의 글을 알아주지 않고 그 어떤 보상도 받지 못한다면, 당신은 글을 쓸 수 있는가? 이 질문에 선뜻 그렇다고 대답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나는 사실 글을 통해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 조회수가 높은 글을 쓰고 싶고 글을 통해 돈을 벌고 싶다. 아니면 돈은 못 벌더라도 사람들에게 위대한 예술가로 기억되고 싶다. 어처구니없게도 내 안에는 위인전에 실리고 싶은 욕망이 있다. 이는 자기애성 성격장애의 일종이라는 사실을 최근에 알았다. 영화 ‘호밀밭의 반항아’에서는 작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그것은 바로 ‘대가 없는 글쓰기’이다. 대가를 바라고 글을 쓴다면 작가를 포기할 가능성이 커진다. 글쓰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따르고 외적 보상을 받는 글은 극소수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
2024.03.08 -
그녀의 결혼식
그녀는 한 사이비 종교의 일원으로, 나를 포교하기 위해 파견된 요원이었다. 당시 나는 정신병을 앓고 있었고, 그녀는 그 빈틈을 잘 파고들었다. 그녀는 나의 뇌를 찰흙처럼 주물럭거렸고, 나는 그 광경을 무기력하게 지켜보며 어서 나의 뇌가 정상화되길 바랐다. 나는 그 종교를 이해하고 싶었고 한편으로는 파괴하고 싶었다. 나는 그녀의 굳건한 믿음을 비웃었지만 그녀의 평온한 얼굴을 동경했다. 대화가 계속될수록 그녀와 나의 세상은 이미 분리되어서 이제 어느 누구도 반대편으로 건너갈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가 내게 청첩장을 주었을 때, 나는 열어보지도 않고 그녀에게 돌려주었다. 그녀는 청첩장을 거부하는 사람은 처음 본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나는 멋쩍어서 청첩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결혼식이 다가올수..
2024.03.06 -
아직 글쓰기가 습관이 안 되신 분들은 이렇게 해보세요
저는 글쓰기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글쓰기를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지 모르겠습니다. 한 때는 블로그를 운영해보았지만 블로그에서는 사람들이 관심있어할 만한 주제로 글을 써야 조회수가 나옵니다. 결국 재미가 없어서 그만두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글을 아무도 안본다고 해서 제가 투자한 시간이 가치 없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동기부여가 잘 안되는 것은 맞습니다. 만약 글쓰기로 '미래에도' 돈을 벌 수 없다면 그래도 여러분들은 글을 쓰실 건가요? 일, 독서, 공부, 취미생활 등 당장 도움이 되는 것들보다 글쓰기를 우선시 해도 될까요? 글쓰기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는 원인이 바로 이것입니다. 보통 우리는 글쓰기를 통해 무엇가 얻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조회수, 인기, 뇌 최적화, 성공 등을..
2024.03.05